자동차에서 좋다고 생각한 노래가 집에 와서 들어보니 별로 였던 적이 있습니다.
Charlie XCX - Sympathy is a knife(feat.Ariana Grande) 노래가 그러했는데, 지동차와 집에서 들었을때 무슨 차이가 있었을지 유추해보겠습니다.
첫번째 가설
음원의 차이
mp3의 경우 20kHz 위가 짤리고, 비트레이트가 낮아 음질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허나, 큰차이는 아닙니다.
번갈아가며 비교한것도 아닌데 느껴질 정도는 아니기에 배제하겠습니다.
두번째 가설
스피커의 차이입니다.
자동차의 순정 스피커의 저음 하한선은 차량이 밀폐된 환경임은 감안하더라도 약 60Hz로 예상됩니다.
반면 제 메인 스피커는 약 26Hz정도까지의 저음을 냅니다.
그렇다면 왜 더 좋은 저음을 주는데에도 불구 하고 상대적으로 음악이 안좋게 들렸을까요?
어째서 더 좋은 저역을 내주는 스피커에서 기대만큼 감동을 주지 않을까를 알기 위해 노래의 스펙트럼을 알아봤습니다.
대조군으로는 집 스피커에서도 좋게 들리는 Billie Eilish - Bad guy 를 예시로 가져왔습니다.
100hz 이하의 저음 비율이 Billie Eilish - Bad guy가 더 높다는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차에서 한시간 이상 음악을 듣다보니 귀가 적응하여 극저음 부분의 공백을 못느꼇으나,
집에서 들었을때에는 공백이 느껴졌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청력은 정말 속이기 쉬운 감각입니다.
우리가 싸구려 이어폰을 쓰던, 좋은 스피커를 쓰던,
처음에는 차이를 확실하게 알 수 있으나, 점차 적응합니다.
이는 마치 모니터나, 자동차의 승차감과도 비슷합니다.
그렇다면 굳이 좋은 제품을 살 필요가 없는가? 하면 그건 아닙니다.
첫번째로, 적응 해서 처음만큼의 만족감은 아니겠지만 좋은건 계속 느껴집니다.
두번쨰로, 다시 원래 제품으로 돌아갔을때 역체감이 심합니다.
세번째로, 제가 차에서는 Charlie XCX - Sympathy is a knife(feat.Ariana Grande) 노래 극저음의 공백을 잘 못 느꼈던것 처럼, 좋은 스피커에서는 평소 듣지 못한 음악의 세세한 부분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
세번째 가설
소리의 크기
안좋은 스피커로 좋은 스피커 만큼의 감동을 느끼게 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소리 크기를 키우는 것입니다.
차에서는 큰소리로 볼륨을 올렸으나, 집에서는 적당한 음량으로 맞춰 들었기에 음악이 귀에 꽂히는 느낌이 덜 했을 수 있습니다.
이를 뒷바침하는 두가지로
라우드니스 워(Loudness War,음량전쟁)와 등청각 곡선이 있습니다.
라우드니스 워는 일반적으로 사람은 소리가 클수록 더 주목하고, 좋게 느낀다는 것을 이용하여 음악을 손상시키더라도 기저차를 줄여 총 음량 자체를 올려버린것으로 1990년대~2000년대에 성행했던 '짓'입니다.
https://youtu.be/dcKDMBuGodU?si=eAnSZCtIUJI3hFyS
등청각 곡선
작은 소리로 들을 때와 큰 볼륨일때, 같은 음원을 듣는다고 해도 똑같은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등청각 곡선은 이를 그래프화 한것으로, 간단히 요약하여 볼륨이 증가할 수록 저음역대와 고음역대의 차이가 줄어들기 때문에 좀 더 정확한 음감을 할 수 있습니다.
안그래도 큰소리로 듣는 음악은 자극적인데, 아티스트가 설계한 방향대로 음감을 할 수 있어 더 좋게 느껴진 것이죠.
결론
크게 세가지 가설을 통해 왜 차에서 들은 음악과 집에서 들은 음악이 다른가에 대해 분석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3가지 이유가 다 맞을 수도, 아니면 아예 여자친구랑 차 밖 경치 보면서 들으니까 좋았다와 같은 이유일 수도 있습니다.
착시현상과 같은것은 우리가 자주 보지만, 착청현상과 같은 말은 잘 쓰지 않지요.
청각 또한 시각만큼 속이기 쉬운 감각이지만, 평소 잘 느끼지 못합니다.
이 포스트에서 '왜 차에서 들은 음악과 집에서 들은 음악이 다른가'를 분석하며
이는 착시현상을 보고 착시현상이 왜 일어났을까를 뜯어보는것 만큼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